
2026.04.04.토-먼저 달려와 안아 주시는 아버지의 사랑 앞에 돌아가는 날
누가복음 15장 20절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니라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이 말씀은 누가복음 15장의 탕자의 비유 가운데서도 가장 강하게 마음을 흔드는 장면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비유를 보며 탕자의 회개를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 이 구절의 중심은 아버지의 마음에 있다
아들이 돌아오기로 결심한 것도 귀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우리를 붙드는 것은
아직 멀리 있는 아들을 먼저 보고 달려오는 아버지의 사랑이다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니라
이 짧은 문장 안에도 큰 의미가 있다
탕자는 더 밑으로 내려갈 수 없는 자리까지 갔다
스스로 망가졌고
스스로 잃어버렸고
스스로 비참해진 자리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어났다
그리고 돌아가기 시작했다
신앙은 종종 여기서 시작되는 것 같다
완벽해져서가 아니라 무너진 자리에서라도 다시 아버지께 방향을 돌리는 것
그것이 은혜의 시작이 된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어서 놀라운 장면을 보여 주신다
아직도 상거가 먼데
아버지가 저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이 흐름은 너무나 빠르고 뜨겁다
아들이 가까이 다 와서 무릎 꿇고 다 설명한 뒤에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멀리 있을 때부터 사랑이 시작된다
아직 상거가 먼데
이미 아버지의 눈은 그 아들을 보고 있었다
이미 아버지의 마음은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아버지의 발걸음은 그 아들을 향하고 있었다
이 장면이 참 깊다
하나님은 내가 가까이 온 뒤에야 사랑하기 시작하시는 분이 아니라 멀리 있을 때부터 이미 보고 계신 분이시다
나는 이 말씀을 묵상할수록 하나님께 돌아가는 일을 자꾸 내 기준으로 어렵게 만들었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좀 더 나아져야 하지 않을까?
이 정도는 정리하고 가야 하지 않을까?
지금 같은 상태로는 하나님께 나아가기 민망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나를 멀리 서 있게 만들 때가 있다
그런데 이 말씀은 그런 내 생각을 무너뜨린다
아버지는 멀리 있는 아들을 보셨다
좋아진 모습을 본 것이 아니다
아직 상처도 남아 있고 아직 초라한 모습 그대로인 아들을 보셨다
그리고 그 상태로도 충분히 품으셨다
하나님은 내가 깨끗해진 뒤에야 받아 주시는 분이 아니라 돌아오려는 그 방향을 이미 기뻐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이 이 말씀에서 선명해진다
측은히 여겨
이 표현은 너무 따뜻하다
아버지는 아들의 잘못을 모르는 분이 아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셔서 품으시는 것도 아니다
다 알고도 측은히 여기신다
다 보시고도 달려가신다
계산보다 긍휼이 먼저 움직인다
판단보다 사랑이 먼저 나온다
하늘아버지의 마음은 바로 이런 마음이라는 것을 이 구절이 보여 준다
보혜사님은 오늘 이 말씀으로 내 안에 조용히 알려 주신다
너는 네가 망친 것만 보고 있지만 하나님은 돌아오는 너를 보고 계신다
너는 아직 멀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은 이미 너를 향해 달려오실 만큼 마음을 두고 계신다
그러니 두려움 때문에 멈추지 말고 돌아오기를 미루지 말아라
달려가
이 표현도 참 강하다
당시 어른이 달려가는 모습은 흔한 장면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체면보다 아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신다
하나님도 그렇다
나를 향한 사랑 때문에 먼저 움직이신다
먼저 가까이 오신다
먼저 끌어안으신다
복음은 결국 이 이야기다
사람이 하나님께 가는 이야기 이전에 하나님이 사람을 향해 먼저 오시는 이야기
그것이 예수님 안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이 장면은 단순한 환영이 아니다
관계의 회복이다
아들은 아직 다 말하지도 못했고 변명을 끝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안으셨다
사랑은 설명보다 먼저 닿았다
용서는 해명보다 먼저 임했다
하늘아버지께 돌아가는 길도 그렇다
내가 완벽하게 다 설명한 뒤에야 사랑받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는 이미 품으실 준비가 되어 계시고 이미 용서하실 마음을 갖고 계신다
내가 돌아가는 방향만 붙들면 하나님은 그 품으로 나를 다시 받아 주신다
이 말씀은 내 안의 정죄를 녹여 준다
사람은 자꾸 내가 얼마나 멀리 갔는지 세고
얼마나 망가졌는지 세고
얼마나 부끄러운지를 세지만
아버지는 내가 돌아오고 있는지를 보신다
그 방향을 보신다
그 한 걸음을 귀하게 여기신다
그래서 신앙은 결국 다시 돌아가는 길이다
그리고 그 길 끝에는 정죄가 아니라 품이 있다
심판보다 먼저 안아 주시는 사랑이 있다
내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다시 회복시키는 포옹이 있다
나는 이 말씀 앞에서 다시 묻게 된다
나는 혹시 아직도 멀리 서서 망설이고 있지는 않은가?
하나님이 나를 밀어내실까 봐
하나님이 먼저 꾸짖으실까 봐
두려워하며 돌아가기를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나 오늘 말씀은 분명하게 보여 준다
하나님은 멀리 있는 나를 보고 계신다
하나님은 측은히 여기신다
하나님은 달려오신다
하나님은 목을 안고 입을 맞추신다
이것이 복음이다
이것이 하늘아버지의 마음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돌아감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망설임보다 신뢰를 택해야 한다
정죄보다 품으심을 더 믿어야 한다
오늘 나는 다시 고백한다
주님
제가 멀리 서서 망설이지 않게 하십시오
제 계산과 부끄러움 때문에 돌아감을 미루지 않게 하십시오
아직도 상거가 먼데 먼저 보시고 달려오시는 하늘아버지의 마음을 깊이 믿게 하십시오
제가 정죄의 목소리보다 품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더 크게 듣게 하시고
돌아가는 한 걸음을 주저하지 않게 하십시오
보혜사님
제 안의 두려움을 녹여 주시고
제 마음을 아버지께로 이끌어 주시고
오늘도 하늘아버지의 품 안에서 다시 살아나게 하십시오
제가 돌아가는 기쁨을 잃지 않게 하시고 사랑으로 먼저 안아 주시는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게 하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레온 묵상 확장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6.04.06.월-변하지 않는 말씀으로 끝까지 이루시는 하나님 (1) | 2026.04.06 |
|---|---|
| 2026.04.05.주일-내가 모르는 내일에도 평안의 뜻을 품고 계신 하나님 (1) | 2026.04.05 |
| 2026.04.03.금-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으로 채워지는 날 (1) | 2026.04.03 |
| 2026.04.02.목-경외하는 마음의 소원을 들으시고 구원하시는 주님 (1) | 2026.04.02 |
| 2026.04.01.수-이 시대 한가운데 다시 살아나는 주님의 일 (1) | 2026.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