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3.23.월-뒤를 놓고 앞의 부르심으로 몸을 기울이는 날
빌립보서 3장 13절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이 말씀은 바울의 신앙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었는지를 아주 선명하게 보여 준다
어제 말씀에서 바울은 아직 다 이룬 사람이 아니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오늘 말씀에서는 그 고백이 실제 삶에서 어떤 태도로 이어지는지를 보여 준다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이 흐름은 참 단순하지만 깊다
바울은 자신이 완성되었다고 착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저앉지도 않는다
오히려 한 방향을 향해 더 분명하게 나아간다
그 길에서 가장 먼저 정리하는 것이 있다
바로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는 일이다
사람은 생각보다 과거에 많이 붙들려 산다
지나간 실패가 오래 마음을 붙잡고
지나간 상처가 오늘의 시선을 흐리게 하고
이미 끝난 일인데도 마음은 계속 그 자리로 돌아간다
어떤 사람은 과거의 아픔에 묶이고
어떤 사람은 과거의 성공에 머문다
어떤 사람은 예전의 영광을 붙들고 더 나아가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예전의 실수 때문에 오늘도 자신을 믿지 못한다
그런데 바울은 아주 분명하게 말한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이 말은 기억 자체를 지우겠다는 뜻이 아니다
바울도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고 있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했던 시간도 알고
율법에 열심이었던 과거도 알고
자기 의에 붙들려 살았던 시간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과거를 현재의 주인으로 두지 않는다
뒤에 있는 것이 지금의 걸음을 지배하지 못하게 한다
그것이 잊어버림의 의미처럼 느껴진다
신앙은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보다 주님의 부르심을 더 크게 보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잃었는가보다 주님이 지금 내 앞에 무엇을 두셨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실패했는가보다 주님이 오늘도 나를 어디로 이끄시는가를 더 붙드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의 잊어버림은 도피가 아니라 방향의 정리다
뒤를 보지 않겠다는 오기가 아니라 앞을 향해 살겠다는 결단이다
오직 한 일
이 표현도 참 강하다
마음이 나뉘지 않은 사람의 말이다
사람의 마음은 쉽게 흩어진다
후회로 흩어지고
두려움으로 흩어지고
비교로 흩어지고
익숙함으로 흩어진다
그런데 바울은 말한다
오직 한 일
이 한마디 안에는 집중과 결단과 단순함이 모두 담겨 있다
그는 많은 것을 붙들지 않는다
주님이 앞에 두신 것을 붙들기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
나는 이 말씀 앞에서 내 안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마음이 흩어져 있는가?
무엇이 내 시선을 뒤로 잡아당기고 있는가?
이미 끝난 일인데도 자꾸만 다시 되새기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혹시 나는 과거의 상처를 붙든 채
주님이 오늘 내 앞에 두신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혹시 나는 예전의 실패 때문에
오늘 순종할 용기를 잃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반대로
예전의 익숙함에 머물러 더 깊이 가야 할 길을 피하고 있지는 않은가?
보혜사님은 오늘 이 말씀으로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뒤를 오래 보지 말아라
지나간 것이 너를 규정하게 하지 말아라
내가 오늘 네 앞에 놓은 것을 보아라
네가 붙들어야 할 것은 어제의 그림자가 아니라
오늘 내가 여는 길이다
이 음성이 마음에 닿을 때 내 안의 무거움이 조금씩 풀어진다
과거를 다 이해해야만 앞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완전히 정리된 뒤에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주님 안에서는 오늘도 앞을 향해 손을 뻗을 수 있구나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이 말에는 여전히 살아 있는 갈망이 있다
바울은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붙들린 사람이지만 동시에 붙들기 위해 나아가는 사람이다
이 모습이 참 귀하다
하나님이 먼저 나를 부르시고 붙드시지만 그 은혜 안에서 나는 오늘도 손을 뻗어야 한다
오늘도 순종해야 하고
오늘도 다시 일어나야 하고
오늘도 앞을 향해 마음을 정해야 한다
신앙은 가만히 머무는 상태가 아니라 은혜 안에서 계속 앞을 향하는 걸음이다
앞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주님의 부르심일 수 있다
주님이 오늘 열어 두신 순종의 자리일 수 있다
말씀 안에서 더 깊이 들어가라는 초대일 수 있다
내가 미루고 있던 결단일 수 있다
혹은 단지 오늘 하루를 믿음으로 살아내라는 부드러운 부르심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주님이 오늘 내 앞에 두신 것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과거에 묶여 있으면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잊어버림은 은혜이고 앞을 붙드는 것은 믿음이다
이 말씀은 내게 큰 위로와 함께 분명한 도전을 준다
지나간 것 때문에 오늘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완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멈추지 말아야 한다
과거가 아무리 크더라도 주님의 부르심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주님은 오늘도 내 앞에 길을 두신다
오늘도 붙들 것을 두신다
오늘도 걸어가라고 부르신다
그래서 오늘 나는 다시 고백한다
주님
제가 뒤에 있는 것에 오래 묶이지 않게 하십시오
지나간 상처와 실패와 후회가 오늘의 걸음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오직 한 일
주님이 제 앞에 두신 것을 붙들게 하십시오
흩어진 제 마음을 다시 하나로 모아 주시고
보혜사님
과거를 붙드는 손보다 앞에 있는 것을 향해 뻗는 손이 더 강해지게 하십시오
제가 오늘도 주님을 향해 걸어가게 하시고 주님께서 여시는 앞을 바라보게 하십시오
뒤를 오래 돌아보지 않고 오늘의 부르심에 성실히 응답하게 하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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